KOREA NO.1
현재 위치
  1. 게시판
  2.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입니다.

게시판 상세
제목 황당함에 매몰되다…빵상아줌마·IQ430 허본좌
작성자 관리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08-02-02 14:43:55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155
매일신문 2008-02-02 11:03



요즘 대한민국 온라인은 초자연적 존재들로 들썩인다. 우주신과 교신하는 빵상 아줌마,아이큐 430에 공중부양은 우습게 생각하는 허본좌,세상에 못 부수는 게 없는 격파의 달인,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외계인까지. 황당무계한 소리로 넘겨버릴 일이지만,온라인을 강타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열광은 가히 폭발적이다. 왜 디지털 세대는 이들에게 환호하는 것일까.

◆이보다 더 황당할 순 없다="빵상,깨랑까랑(인간들아,무엇이 알고 싶으냐)." 절대자 우주신이 하필 대한민국에 내려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주신은 '빵상 아줌마' 황선자(47) 씨의 몸에 들어와 우주어를 내뱉어 주셨고 극성스럽기로 소문난 대한민국 네티즌의 표적이 됐다. 한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세를 탄 황 씨는 네티즌이 만든 UCC동영상과 각종 패러디물,황 씨의 노래를 리믹스한 곡들로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빵상 아줌마 인터넷 카페는 가입자가 1만 명을 헤아리고,네티즌이 만든 빵상 아줌마의 인터넷 사이트는 개설된 지 20여 일 만에 방문객이 40만 명에 달한다.

황 씨는 '우주신'의 언어로 가르침을 전하고,'우주신의 노래'를 들려준다. 식물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인체를 투시해 병을 진단한다고도 한다. "머리가 가끔 아프지?" "안 아픈데요?" "가끔씩 말이야. 가끔씩" "가끔 소화가 잘 안되지?" "저 소화 잘되는데요?" "가끔씩 말이야 가·끔·씩!" 황 씨의 '투시 진단'에 네티즌은 배를 잡고 굴렀다.

"난 너희들에게 뭔가 가르쳐주고 싶었단다. 부랑부랑." 그녀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은 것일까.

◆허경영,본좌에 등극하다=황 씨에 대한 열광은 최근 검찰에 구속된 허경영 경제공화당 총재와 닮았다. 허 씨는 지난해 말 대선 당시 황당무계한 정책 공약으로 '허본좌'로 불리며 큰 인기를 모았다. 1997년 15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그는 이번 대선에 ▷결혼수당 1억 원·출산수당 3천만 원 ▷60세 이상 노인에게 매달 70만 원 건국수당 지급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산삼 뉴딜정책으로 1천만 일자리 창출 ▷UN본부 판문점 이전 등 상상을 뛰어넘는 공약을 내놨다.

그의 공약보다 더 황당한 것은 '아이큐 430','공중부양','축지법','외계인 감지' 등 자신의 초능력에 대한 주장이었다. 결국 그는 지난달 23일 '혹세무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신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함께 찍었다며 합성사진을 뿌린 혐의,반기문 UN 사무총장과 관계에 대해 허위 유포한 혐의,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설에 따른 명예훼손 등의 혐의였다.

폭소를 주는 기인들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신의 격파술'을 자랑한다는 송암 스님도 인터넷 카페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 있다. 모 케이블방송에서 소개된 송암 스님은 산속 도인을 자처한다. 나무를 격파하려다 실패하자 세상에서 가장 질긴 '벽오동나무'라며 둘러대거나 돌을 깨려다 실패하자 이게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청석'이라고 우기는 식이다. 그렇게 단단하다는 청석을 다른 바위에 내리치자 금세 갈라져 버린 것은 '식스센스'에 버금가는 배꼽잡는 반전. 자신을 외계인 '토바야스'라고 부르며 황선자 씨와 '전화배틀'을 벌인 이채령 씨도 빵상 아줌마에 눌리긴 했지만 UCC 인기는 남부럽지 않다.

◆현실을 벗는다=전문가들은 열광의 이면에는 긴장되고 딱딱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탈출 심리가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최광선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속아줌으로써 한순간이나마 긴장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유희의 일종"이라며 "결국 금방 떴다가 사그라질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만연한 심리적 위축과 사회적 소외 등의 이면에는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고 독특한 존재이길 바라는 정서가 있고,이 같은 심리적인 면을 자극함으로써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는다는 지적도 있다. 장문선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황당무계하지만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우리 마음 속의 바람이나 지향점을 자극함으로써 대중의 인기를 얻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현실에 대한 극도의 냉소주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조주은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들은 '정치는 코미디'라는 세간의 평가를 실제로 가시화시켜 줌으로써 많은 웃음을 준다."며 "사기성이 농후한데도 지지가 계속되는 것은 정치에 대한 불신과 진지함의 모순,극적인 재미 등 3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 네티즌들 '엽기코드' 재생산…다시 호기심

허본좌나 빵상 아줌마가 '진실'을 말한다고 믿는 이는 거의 없다. 엉뚱하고 황당무계하지만 누구보다 진지한 이들의 모습이 디지털 세대를 잡아끈다.

네티즌들은 "우리는 종교집단이 아니다."고 말한다.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당당함이 네티즌의 손을 통해 '엽기코드'로 재생산되고 다시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는 것이다. '빵상닷컴'의 운영자인 K군(18)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혼자 보고 웃기에는 너무 아까워 웃음을 공유하자는 의미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K군이 만든 홈페이지는 하루 방문자가 8천~9천 명,전체 방문자는 40여 만 명에 이른다. 방문자 대부분이 '재미있게 보고간다.','오랜만에 실컷 웃었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K군은 "일부 방문객들은 '왜 무속인을 욕하느냐','말도 안 되는 소리나 믿는 사이비집단이다'고 비난하기도 한다."며 "우리는 웃음과 재미에 열광할 뿐 절대로 종교적으로 추종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불합리한 정책이 국가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본다는 시각도 있다. 네티즌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좌충우돌 행보에 빵상 어법을 빗대기도 한다. 우울할 때 빵상 아줌마 동영상을 보며 웃는다는 한모(22) 씨는 "설익은 정책을 내놓고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 곧 말을 바꾸는 인수위의 모습이 이리저리 말을 둘러대는 빵상 아줌마와 닮았다."며 "다들 생각 좀 하면서 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Copyrights ⓒ 1995-,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관리자게시 게시안함 스팸신고 스팸해제 목록 삭제 수정 답변
댓글 수정

비밀번호 :

수정 취소

0 / 200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확인

0 / 200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