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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을의 기도-김현승
작성자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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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06-09-12 09: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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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23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핵심정리

* 성격: 종교적,명상적,상징적,기구적,여성적

* 특징

기도 형식의 어법으로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냄

형태상 제 1연보다 제 2연이,제 2연보다 제 3연이 1행씩 길어지는 점층적 구조

* 어조: 가을의 계절감을 사랑과 명상,기도로써 체험하는 겸허한 목소리,기도조의 어조

* 표현: 반복,점층,도치법에 의한 변화미를 추구함.

* 구성

자아의 겸허한 반성(1연)

참된 사랑의 의미(2연)

새로운 영혼의 세계 추구(3연)

* 주제: 가을의 고독과 기도를 통한 정신적 충만감(경건한 삶에의 가치 추구)





해제

자아 성찰을 위한 고독의 시간(기도의 시간)을 통해 정신적 충만감과 경건한 삶에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까마귀를 통해 세상과 절연된 절대 고독의 처절함과 완숙성을 추구함)





감상포인트

▶ 시작(詩作) 배경 : 가을의 쓸쓸함과 겸허함 속에 생의 가치를 추구하고 열망하는 자세를 통하여 내적 충실을 이루고자 하는 경건한 시 정신.

▶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 : 번뇌와 고난으로 얼룩진 삶과 순결하고 영적인 삶의 자세(고뇌는 바다처럼 거칠고 넓으며,아름답고 순수한 세계는 골짜기처럼 깊고 좁다)





해설 1

3연이 각각 내용을 달리 하면서도 하나의 통일된 주제를 형성하였다.



제1연에서 '낙엽들이 지는 때'는 생의 종말을 뜻한다. 그 종말 앞에서 우리는 모든 가식을 다 벗어던지고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제2연의 '오직 한 사람'은 다른 의견도 있지만,'신(神)' 또는 '예수 그리스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제3연에는 이 시의 시상이 집중되어 있다. '굽이치는 바다'는 화자의 인생 행로일 것이다. 희로애락의 삶의 현장,험난한 세파를 거쳐 그가 새로이 들어선 곳이 '백합의 골짜기'다. '백합'은 성서에서도 순결한 신앙 또는 신앙인으로 자주 비유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靈的) 환희의 세계에 다다른 상태가 '백합의 골짜기'다. 그는 이곳에 그냥 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최후에 다다라 더는 나아갈 수 없는 '마른 나뭇가지' 위에 자리잡고 있다.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는 시적 화자가 마지막으로 도달한 절대 고독의 경지,고절한 단독자의 실존 심상으로 화자의 고독한 영혼의 모습이다.



이 시에서 가을은 내면의 충실을 기하는 시기로,자기 자신과 대면하고 신(神)과의 만남을 가지는 계기로 다루어져 있다. 시인 자신도 단순한 서정 외에 좀더 깊은 생의 가치를 추구하고 싶어 이 시를 썼다고 한다.





해설 2

이 시는 모든 것이 생명을 마감하는 가을을 맞이하여 내적 충실을 갈망하는 시인의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는 기도조 형식의 작품이다. 시인은 가을의 고독감 속에서 좀더 겸허해진 마음으로,그 동안 살아온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삶의 참다운 가치를 추구하고,더욱 경건한 삶을 준비하고자 한다.



가을이 환기하는 서정이 주가 된 1연은 '가을에는 / 기도하게 하소서....'라는 메시지를 핵심으로 하여 '낙엽'과 '모국어'의 일상적 이미지를 '낙엽'이라는 생명 감각과 '모국어'라는 생활 감각으로 전이,결합시킴으로써 생명에의 외경감과 그에 대한 겸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낙엽이 뜻하는 죽음과 마주한 생의 겸허이며,운명애(運命愛)에 대한 소중한 자각이다. 그러므로 낙엽의 떨어짐은 시인으로 하여금 생의 숙명성을 자각하게 하는 동시에 자신의 운명에 대한 긍정과 사랑을 다짐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2연은 참된 사랑의 의미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 1연에서 나타났던 낙엽의 이미지가 사랑의 이미지로 전이됨으로써 낙엽이라는 생명의 소멸을 바라보던 시인은 살아 있음을 자각하고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데,그것이 바로 '가을에는 / 사랑하게 하소서.....'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의 '사랑'은 이성간의 사랑이라는 일상적 의미를 뛰어넘어 죽음이라는 인간의 숙명성,한계성을 극복하고 절대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소망을 의미한다.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에는 사랑의 도덕률과 원리에 대한 깨달음이 나타나 있는 한편,'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라는 구절 속에는 사랑은 완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완성해 가야 하는 당위성을 지닌 것이라는 깨달음이 담겨 있다. 즉,사랑의 원리는 이루어져 있는 열매를 따는 것이 아닌,'시간을 가꿈'으로써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과정이자,그 결과임을 강조하고 있다.



3연은 2연에서 밖으로 향하던 '사랑'이 자신의 내면을 향한 '고독'으로 전환되어 본질적인 자기 자신과 대면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가을에는 / 호올로 있게 하소서.....'라는 구절은 세상에 대한 관심과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깃털처럼 가볍고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시인의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 온갖 정성을 기울여 여름 내내 화려하게 가꾸었던 잎을 스스로 떨구고 '마른 나뭇가지'가 된 나무처럼 인간도 모든 욕망을 떨쳐 버리고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회귀해야 하는 시간이 바로 가을임을 밝히고 있다. 그렇게 했을 때,자신의 '영혼'은,'굽이치는 바다'로 표상된 젊은 날의 열정과 번민을 극복하고,'백합의 골짜기'라는 영적 환희의 세계까지도 초극함으로써,마침내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은 절대 고독의 경지에 이른 경건하고 원숙한 인간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김현승은 후기에 가서도 이 고독이라는 문제를 집요하게 추구하여 ,등의 출중한 시군(詩群)을 낳게 됨으로써 '고독의 시인'이라 불리게 되는 것이다.


조수미-울게하소서(헨델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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